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몇년간 묵혀둔 책을 방금 다 읽었다.
책을 묵힌다.
먹을거 처럼 묵힌다고 더 맛있어지진 않을듯한데 이 책을 봤을때 묵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다른 사람들은 책을 묵혀서 읽는걸 어떻게 생각할까.
이 책과의 인연은 정말 남달랐다.
그의 책을 우연찮게 보면서.. 그의 여러 책들 중 와인책을 뺀 나머지를 몽땅 싹쓸어 주문 했다.
이 책도 마찬가지. 나온지 1년반 밖에 안 됐는데 대부분 품절.
유일하게 재고가 있다던 어느 인터넷서점에 주문 했으나 보름 넘게 찾았지만 책을 구하지 못했다는 연락을 받을 정도로 구하기 어려웠다. 코엑스에 가서 돌아다니던 중 옛날 서울문고인 반디앤루니스에 들렀다. 그냥 들러서..음 내가 거기 왜 갔을까? 10년전 지도를 샀던 생각이 나서일까?
이 책 때문에 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..
직원에게 이책을 찾아봐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걸 보니 이 책 때문에 갔나하는 생각도..
그런데 왠걸 이책이 있었다. 바로 샀고 집에 왔지.
근데 이건 또 뭐냐. 그 인터넷서점에서 이책을 구해서 발송이 된 상태. 불과 2~3일 사이에 일어난 일.
반품하기도 그렇고 해서 뚜껑에게 책을 선물했다.(이놈이 이걸 읽었을까? 안 물어봤는데) (책을 덮은 뒤 보게된 구입날짜. 2003년 5월17일) 참 힘들게 구한 사연이 있던 책.
봐야지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.. 아니야 이건 나중에 읽어야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안 읽었고
어느날엔가 소포용지로 책을 싸았다.
이책은 읽으려고 2번 정도 시도 했던거 같은데 이제서야 읽게 됐다.
사실 오늘은 하늘공원에 가려고 했는데 참 애매하게 되서 안가고 책을 본거지만.
읽으면서 너무 묵힌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 나이를 생각해 보면 다행히 늦은건 아니다.
이 책을 보면서..
그가 정말 맘에 들었다. 3년전 받은 느낌 처럼 이런 생각은 딱 내 쉬타일이니까.
이쁜별의늑대는 '너무 이쪽에 치우치는거 아냐?' 라고 했지만
지금도 그렇고 이전의 내 맘이 그의 생각에 대부분 동의한다.
내가 하던 고민들. 의문들에 대한 힌트. 앞으로의 나를 지켜가기 위한 용기, 지혜.
소포 용지로 책을 싼거 처럼.
이 책은 누구에게 말해주고 싶지 않다.
대신 그의 마지막 말을 되세기며 잊지 말아야 한다.
"그런 날을 위해서라도 맑고 밝은 날, 그리고 아침이 좋다."
이것으로 10월14일 블로그 시작. |